"폐기물은 자원·수거는 물류"…매출 3배 자신하는 '리코' [차은지의 비상탈출]

입력 2023-03-12 07:30   수정 2023-03-12 07:35


당일 배송, 신선 배송 등 국내 물류 시장은 혁신을 빠르게 이뤄나가고 있다. 반면 폐기물 물류는 정확한 폐기물의 배출량, 이동경로 등 기본적인 데이터 확인도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코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배출량 측정 시스템, 폐기물 관리 플랫폼 개발을 필두로 폐기물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이 있다.

김근호 리코 대표는 폐기물이 더 이상 단순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폐기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가치가 지난 수년 동안 많이 바꼈다"며 "과거에 폐기물은 단순히 눈에서 안 보이게 치워버리는 대상이었다면 요즘에는 재생자원을 이용한 에너지나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 서비스 관점에서 폐기물 '주목' …단순 관리 넘어 자원으로"
김 대표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유학을 떠나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미국에서 졸업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산업공학,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금융업계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병역특례로 국내 IT벤처기업에서 근무 후 2018년 리코를 창업했다.

사업 아이템으로 폐기물을 주목한 이유에 대해 그는 "미국에서 생활할 때 미국은 폐기물 시장이 상당히 많이 민영화돼 여러 브랜드들이 존재했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 누구나 알만한 기업이 하나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폐기물 시장도 물류 서비스 중 하나인데 서비스적 관점에서 봤을 때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폐기물이 가치 없는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라는 생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폐기물을 배출하는 고객사 하나하나가 자원을 만들어내는 채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폐기물 시장은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과 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구분돼 있다. 생활폐기물의 경우 각 지자체에서 세금과 국민들의 개인 부담금을 더해 처리하는 반면 민간 기업이나 사업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민간업체와 계약을 통해 운영자가 처리한다.

리코의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고객으로부터 폐기물을 수거해 처리하는 댓가로 비용을 받고 있다. 주요 고객사로는 드래곤시티호텔, 삼성웰스토리 등이 있다. 지난해 매출은 130억원을 기록했고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김 대표는 올해도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코는 2020년 '업박스(Upbox)'를 선보였다. 업박스는 폐기물 수집 및 운반 토털 솔루션으로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을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해 관리한다. 각 배출환경에 적합한 배출 및 운반매뉴얼이 수립되면 GPS가 탑재된 전용 차량으로 운반한다.

수거한 폐기물 양을 눈금이 있는 전용 용기로 정확히 측정한 후 '업박스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은 업박스를 통해 배출량은 물론 환경영향성, 비용 모니터링 등 관련 데이터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확한 데이터로 인해 기존보다 저렴하게 폐기물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이 생산하는 자원을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해 단순 관리를 넘어 재활용이 될 수 있도록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책임지고 관리가 가능하다"며 "폐기물을 데이터화하고 정량화해 데이터가 축적되고 공유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다보니 폐기물 시장의 디지털 전환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흑자전환 목표…폐기물 통합관리 서비스 제공할 것"
김 대표는 아직 국내에서 리코의 경쟁사라고 할만한 기업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냥 폐기물을 수거, 운반하는 회사는 7000개가 넘지만 리코처럼 브랜드가 정립된 곳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경쟁의 정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폐기물을 수거하는 서비스로 접근하는 규모있는 기업은 국내에 거의 없다"고 말했다.

리코는 아직 구체적인 상장 계획이 잡혀있지는 않다.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 한 해로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창업 후 아직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해보겠다"며 "넓은 확장보다는 완성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결국 고객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고민해서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며 "단순히 수거에서 벗어나 다양한 영역에서 환경, 폐기물, 폐자원이 연결된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후 힘들었던 순간으로 사업 초창기 폐기물 수거 기사들의 '연락두절'을 꼽았다. 그는 "코엑스 용역을 수주하면서 식당들의 폐기물을 수거해야 하는데 기사님들이 갑자기 안 나오기도 하고 현장 인력이 하루만에 그만두기도 해서 저를 비롯해 사무직원들이 대신하기도 했다"며 "초창기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자는 의지를 가지고 직원들과 동지애로 버텼던 것 같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리코는 과거 폐기물 수거 기사들이 도망갔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기사분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어떻게 하면 수거 기사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까 고민을 통해 이들의 근무시간이나 환경 등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수거 기사들은 주 6일 근무를 하지만 리코 수거 기사들은 주 5일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김 대표는 "모든 업장이 매일 수거를 필요로 하진 않기 때문에 순환근무로 주 5일제를 시행 중"이라며 "아직 사업 초기라 대기업 수준의 복지는 아니지만 계속 고민들을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고객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폐기물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리코가 관리하는 폐기물의 대부분은 음식물 쓰레기다. 하지만 앞으로는 폐합성수지나 폐지 등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 위주로 점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여러 종류의 폐기물이 발생하면 각 폐기물마다 다른 업체를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리코는 단일 브래드 하나로 모든 폐기물을 관리하는 폐기물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리코의 업박스 스테이션을 통해 폐기물을 분류, 선별하고 선별된 자원을 다시 재활용 공장에 전달하는 과정을 더욱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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